[KBS] 세월호 침몰, 11년 전 대구 지하철 참사 ‘판박이’
<앵커 멘트>
이번 사고는 11년 전, 190여 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화재와 여러모로 닮아 있습니다.
잘못된 안내 방송이 피해를 키웠다는 점, 운행 책임자가 승객을 두고 먼저 탈출한 점도 그렇습니다.
보도에 하송연 기자입니다.
<리포트>
배가 기우는 데도 선실에서 꿈쩍하지 않는 학생들.
선내에 10여 차례 흘러나온 안내방송 때문이었습니다.
<녹취> 세월호 안내방송 : “현재 위치에서 절대 이동하지 마세요. 움직이지 마세요. 움직이면 더 위험해요.”
11년 전인 2003년 2월 18일, 대구지하철 화재 때 객차 안 모습과 흡사합니다.
당시 승객들도 대부분 손으로 코와 입만 막은 채 별다른 움직임 없이 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.
다수의 생존자들은 대피안내가 없었다고 증언했습니다.
<녹취> 대구 지하철 화재 생존자(2003년 2월) : “(안내방송 있었어요?) 그럼 왜 불난 걸 몰랐겠어요? 없었어요”
수 백명의 승객들을 배에 남긴 채 가장 먼저 뛰쳐나가 목숨을 건진 세월호 선장.
<녹취> 세월호 선장 : “면목없고 죄송하고 송구스럽습니다.”
11년 전 대구지하철 기관사는 아예 전동차 전원을 통제하는 열쇠를 빼내 빠져나갔고 승객들은 객차에 갇혔습니다.
<녹취> 대구 지하철 기관사(2003년 2월) : “다친 사람한테 미안하고 착찹합니다.”
두 사람의 말과 행동이 판박이처럼 닮았습니다.
제대로 된 대피매뉴얼의 부재와 승객 안전은 뒷전이었던 운행책임자.
애꿎은 세월호 승객 3백 명 가까이가 숨지거나 실종됐고 대구지하철 승객은 192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.
KBS 뉴스 하송연입니다.
2014. 04. 1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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